년과 맞바꾼 고민, 집착, 기다림. 그리고 다시 찾는 음악의 이유와 가치
TOY, 일곱 번째 앨범 ‘Da Capo’
유희열의 원맨 프로젝트 토이의 정규 7집 앨범 ‘Da Capo’가 무려 7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세상에 나왔습니다.
‘Da Capo’는 단어가 내포한 의미 그대로를 담은 앨범입니다. ‘처음부터 다시 혹은 처음부터 반복해서’라는 뜻입니다. 유희열은 그동안 써놨던 곡들을 비우고 마음이 가는 대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녹음했다가 지우고, 고민 끝에 완성된 곡을 포기하고, 묵혀놨던 레코딩 파일을 다시 꺼내는 과정이 반복됐습니다. 지독하게 손 때 묻은 과정들로 채색된 ‘Da Capo’는 토이 음악 역사에 있어서도 가장 공을 들인 앨범입니다.
‘Da Capo’에는 토이에 최적화된 익숙한, 동시에 낯선 사운드가 적절히 안배돼 담겼습니다. 80년대 작법에서 볼 수 있는 팝적의 멜로디와 퓨전 재즈의 섹션, 발라드의 기조를 품은 안정된 코드 진행에 더해진 과감한 전조, 일렉트로닉적 프로그래밍과 모던록의 어프로치까지 기존 토이를 수식하는 음악적 방향을 여전히 지니고 있는 가운데, 복고풍 유러피언 팝의 육감적인 사운드, 소울 음악의 기조를 띤 스트링과 리듬감, 임팩트 있는 랩과 가공되지 않은 청아한 목소리 등 이전의 토이와는 차별된 경향 역시 유기적으로 혼합된 느낌을 줍니다.
이번 앨범에는 같은 소속사인 페퍼톤스의 멤버 신재평의 주도적인 편곡과 프로그래밍 참여로 과거에 비해 좀 더 과감한 소리들을 담았습니다. 가수 이상순도 ‘피아니시모’에 기타 선율을 얹으면 중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